진례산(510m)-영취산(439m)-호랑산(481.8m) 산행
◆ 일 시 : 2013. 4. 7(일) 09:00~16:00
◆ 코 스 : 중흥 LG석유화학 산단도로변-361봉(흥국사 갈림길)-진례산-도솔암-봉우재-
영취산-436.6봉(흥국사 갈림길)-자내리고개-호랑산-여도초교
◆ 거 리 : 10.7km(들머리→진례산3.7km→봉우재0.5km→자내리고개2.5km→
호랑산2km→여도초교2km)
◆ 소요시간 : 7시간(솔잎따고 고사리 꺽고 놀며 쉬며)
봉우재와 시루봉을 지나 영취산을 오르면서 진달래 터널길 좌측에서
영취산을 지나, 길 우측에서
자내리 고개를 지나 호랑산 오르는 길 좌측에서
어제는 산악회를 통한 산행계획이 있었으나 강풍을 동반한 비 때문에 산행이 취소되었고,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니 다행이도 비는 오지 않았으나 날씨가 흐리고 봄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바람이 차갑게 불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계획된 산행이라 일기예보만 믿고 오랜만에 아내와 딸,
셋이서 오붓하게 영취산 산행나들이를 나섰다.
오늘 계획은 진남시장에서 버스로 중흥까지 이동하여 LG석유화학 산단도로변에서 시작되는
능선을 따라 진례산~도솔암~봉우재~영취산~자내리고개~호랑산~여도초교-둔덕삼거리에서
버스를 타고 중앙하이츠에서 다시 환승하여 진남시장에서 내려 승용차로 귀가하는 것이다.
진례산을 오르는 길은 진달래축제장, 상암초교, 흥국사 등 여러 갈래가 있지만 우리가 오르는 길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호젓하고 완만한 오름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라서 힘들지 않는 구간이다.
아침 8시15분 승용차로 출발하려는데 차창에 하나씩 맺히는 빗방울을 보고 우산을 챙기는 극성스런
아내가 안타깝기도 하고 귀엽다고 해야할지 어이없다고 해야할지.
그렇게 출발하면서 큰애가 스마트폰으로 여수교통정보를 이용해 중흥가는 버스가 진남시장에 도착
되는 시간을 알아보며 여유롭게 쌍봉동사무소 주차장에 주차를 했는데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처럼 잔뜩흐리고 찬바람이 불며 춥다보니 아내는 또 스틱도 있는데 지팡이로 이용한다면서
우산을 챙겨 든다. 지나친 우려가 내게는 답답함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지만 다시 우산을 차에 넣고'
진남시장 정류장에서 8시 40분경 52번 흥국사행 시내버스에 올랐다.
일요일이고 추운 날씨탓인지 한산한 시가지처럼 버스안도 한산하여 셋이서 나란히 앉아
차창으로 펼쳐지는 봄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동안이나마 여유를 즐겼다.
중흥 삼거리에 도착하니 과거의 오밀조밀한 읍내 풍경은 사라지고 붉은 황토의 모습을 한 황량한
벌판과 듬성듬성한 철구조물 공사장울타리가 추운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럽게 느껴지는 풍경이었고
중흥삼거리에서 산단도로를 따라 등산로를 가는 도중에 중흥초교 정류장표지판이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지 처량하게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우리는 그 아래를지나 진례산의 끝자락 등산로 입구에 아침 9시에 도착을 했다.
중흥삼거리에서 내려 이순신대교방향의 산단도로를 따라 10분쯤 걸어오면 영취산 정상 3.7km의
등산로 안내판이 세워져 있지만 정확한 표기는 진례산이다. 입구를 들어서니 길 좌우측으로
동백꽃과 개나리꽃이 지고 있었으나 잎이 돋아나며 풋풋한 풀내음과 함께 싱그러움으로 다가온다.
자연속으로 들어서는 행복한 순간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오늘이 있음에 감사함이다.
오랜만에 나온 산행나들이. 아줌마들이란...ㅉㅉㅉ 고사리를 놓칠 수 없나보네...
몇 년 전만해도 여천공단에 들어서면 화학약품 냄새가 코를 찔렀는데 지금은 냄새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산속에 들어서니 맑은 공기와 숲에서 느껴지는 상쾌함이 가득하고
광양만에서 불어오는 해풍은 추위속에서도 시원하게 가슴을 파고 든다.
가냘프게 피어 있는 진달래꽃은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라는 듯 여린 아픔을 활짝 열어 놓았다.
등산을 안해 본 아내와 큰딸, 큰애는 그래도
그럭저럭 오르는데, 아내는 나이만큼이나
뱃살도 불어나 힘들게 가끔은 아옹다옹하며
흥국사의 갈림길이 있는 361봉에 올랐다.
삶은 달걀 하나씩을 먹고 물을 마시며 휴식을
취한 후 얼굴을 스치는 산벚꽃을 만지기도
하고 새순의 아름다운 신기함을 보기도 하며
평지같은 능선을 놀며 쉬며 걸었다.
다시 작은 봉을 오르기 전 능선길에
솔잎이 잘 뽑히는 어린 소나무가 많아서
솔잎도 따고 주변에 고사리밭이 함께 있어
정신없이 고사리도 꺽는데 한가족임에도 서로
많이 꺽을려고 하는 맘과 손길이 즐거운 행복이었다.
100평쯤 되는 고사리밭을 다 뒤지고 나서 작은 봉에 오르니 전망대 같은 넓다란 바위가 펼쳐져 있다.
좌측 영취산으로부터 뻗어내린 산능선 자락에 흥국사가 고요히 자리잡고 있고,
좌측 멀리로는 우리가 마지막으로 오를 호랑산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며 반기는 듯한다.
언제 저기까지 갈거냐고 놀라는 큰애의 표정이 사랑스럽듯이
높지도 않는 올망졸망한 산봉우리의 어울림이 연꽃잎처럼 가족처럼 사랑스럽게 다가 온다.
바위위에서 좌측으로 조금만 렌즈를 돌리면 잡목들의 가지에서 푸르게 붉게 돋아나는 새순들의
아기자기한 풍경은 하늘이 수를 놓은 듯이 아름답고 영취산 진달래꽃 못지않은 환상적인 풍경화이다.
길섶에 흩어져 있는 진달래꽃! 차마 사뿐히 즈려 밟고 가야만 했다.
2시간 30분 동안을 놀려 쉬며 점심도 먹고 걸어 온 능선들을 진례산 정상에서 바라 보았다.
진례산 정상 510m봉이다. 다음주 개최되는 영취산 진달래축제 시기에 맞추려고 전망데크를 신설하고
있는데 아쉽다. 영취산 진달래꽃은 지난주가 절정이고 이번주까지는 아쉬운대로 볼수가 있으나
다음주(4.12~4.14 여수영취산 진달래 축제)는 모두 지고 없을 것 같다.
전국에서 찾아 온 산악회 산행객들로 발딛을 틈도 없고 바람이 세차게 불고 추워서
진례산 표지석 인증샷은 포기해야 했다.
영취산 진달래 축제장과 상암방면의 등산로, 길을 가득매운 채로 오르내리고 있는 산행객들!
진례산-도솔암-봉우재-영취산 구간은 산행객들로 북적거려 여유로움을 포기해야 했다.
진례산정상부터 도솔암입구까지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전망대도 설치되어 내려서는 운치가 있다.
전망대에서 봉우재, 시루봉, 영취산, 호랑산을 조망하며......
진례산 바로 아래 자리잡은 도솔암에 들어서니 입구에서 온수통과 일회용 커피를 제공하면서
보시함이 놓여 있었다. 도착 시간이 오전 11시 48분 이었는데 관리하시는 분의 말로는
이미 온수 1통이 떨어졌다고 하신다. 아름답고 감사한 봉사이다.
점심을 먹으면서 집에서 가져온 커피를 보온병물로 마셨지만 도솔암의 약수물 커피를 마셔보고 싶어서
2천원을 보시함에 넣고 아내와 한 잔씩 마셨는데 커피맛이 좋다고 한다.
아내가 좋다니 남편은 행복한 것이다. 화장실도 가고 암자도 둘러보고 그러면서 한컷 남겼다.
봉우재에 도착하였으나 추운 날씨에 바람까지 불고 우측으로는 먹거리장터가 있지만 산행객들로
붐벼서 지체하지 않고 통과하였다. 영취산을 오르는 진달래 군락지이나 진달래가 많이 지고 없다.
진달래 군락지를 오르기 전, 뒤돌아서서, '여수영취산 진달래축제 먹거리장터" 그리고 진례산 정상
봉우재 정경 그리고 진례산 정상
봉우재에서 진달래군락지를 오르다 보면 헬기장이 있고 이곳에 영취산의 유래가 세워져 있다.
헬기장에서 영취산의 유래를 보기 전에 좌측으로 보면 기묘하게 이뤄진 바위가 보인다.
바위사이로 난 길, 저 아래 공간이 헬기장이고 그곳에 영취산 유래 안내판이...
영취산 시루봉 418.7m로 새겨진 푯말과 진달래 군락지
영취산 정상(439m)이다. 봉우리가 밋밋하여 봉우리 같지가 않다. 그래서 아무런 표시가 없나보다.
초라한 돌탑 하나에 긴급상황 발생시 현위치를 알릴 수 있는 기둥에 표시된, 영취산 정상 글자를 보아야
영취산 정상임을 알 수 있다. 바로 좌측 아래는 너덜지대로 많은 돌탑들이 군데군데 세워져 있고
양지바르고 따뜻하기도 하여 돌밭에서 잠시 휴식을 하면서 시간을 보니 오후 1시이다.
영취산 정상에서 조금 지나면 흥국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산행객들
대부분이 흥국사로 내려가고,
우리 가족들만이 오붓한 산행이 다시
시작되었다.
흥국사 갈림길부터 자내리 고개까지는
계속 비스듬한 내리막 흙길이며, 비가
온 뒤라서 먼지도 일어나지 않아 소나무
숲의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걸었다.
자내리 고개 부근에는 잠시 울창한
편백숲이 나타나 마음은 더욱 평온하고
맑아지는 것 같다.
편백숲 사이로 햇살이 스며들고 있기에 편백숲도 좋고 햇살도 좋고~~~
편백숲을 지나면 자내리 고개 사거리 갈림길이 나온다. 도착 시간은 오후 1시 30분이다.
좌측으로는 자내리마을로 가는 길이고 우측은 흥국사로가는 임도가 나 있는 것 같다.
자내리와 흥국사를 잇는 임도를 건너면 바로 호랑산을 오르는 길이 있고
길 우측으로 세워져 있는 이정표에는 정상 2km로 표기 되어 있다.
거리로 보아 자내리 고개에서 봉우재까지 2.5km이므로 영취산 정상에서 자내리고개까지의 거리이며
영취산에에서 내려 온 만큼의 거리를 이제는 호랑산으로 올라야 했다.
호랑산을 오르는 초입길은 그동안 걸어 온 소나무 숲과 진달래 길과는 달리
참나무 같은 잡목의 가지에서 피어나는 푸른 순들이 상큼하고 싱그러운 봄기운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우리는 깊은 호흡을 하며 싱그러운 기운을 가슴깊이 담아가며 오손도손 행복하게 걸었다.
군락을 이루어 핀 영취산 진달래꽃보다 호랑산 오르는 길, 한 그루의 진달래꽃이 정겹다
호랑산 정상 부근에 도달한 지점에서 작아도 너무 작은 바위 암벽을 오르고 나서,
호랑산을 눈앞에 두고 바위에 앉아 오렌지와 자유시간 초콜릿으로 간식을 하고...
호랑산 정상에 올랐다. 오후 2시 30분에...호랑산 정상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여수영취산 진달래축제를 앞두고 진례산 뿐만아니라 호랑산에도 계단을 설치하고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그런데 정상 바위를 오르기는 안전해도 정상에 서면 정상공간이 예전보다 더 좁게 느껴지고
계단 난간들로 인해 정상이 또한 높게 느껴져 오히려 과거에 느끼지 못했던 공포증이 느껴지는 것 같다.
어느 산악회팀의 선두 그룹으로 보이는 산행객 네분이 열심히 인증샷을 하고 있어서
우리는 비켜서 내려 섰다. 양보해야 했다.
나름대로 경치 좋은 곳에서 인물사진도 찍었지만 아내가 큰애가 나를 비롯하여
인물사진은 블로그에 올리지 말라 한다. 성격탓이겠지.
호랑산 정상에서 평지 능선길을 조금 걸으면 봉계동 아파트단지가 보이는 정상에 도착되고
여도중학교와 체육공원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여도중학교로 내려가는 길은 다시 여도중과 대광오토빌로 가는 갈림길이 있지만 가파르다.
체육공원으로 내려가는 길은 호랑산에서부터 이어지는 능선으로 완만한 길이다.
우리는 정상부근의 큰 마당처럼 넓은 바위를 밟으며 시가지를 구경하고
우측 능선으로 이어지는 체육공원쪽으로 내려오다가 갈림길 이정표에 적힌 대광오토빌 방향을
따르면서 여도초등학교에는 오후 4시에 도착을 했다.
둔덕삼거리에서 버스를 타고 중앙하이츠 앞에서 환승하여 진남시장에서 내려,
시장에 들러 광어회와 정어리를 사와서 회를 먹고 오늘 꺽은 고사리로 정어리찜으로 저녁을 먹으니
오늘 하루는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는 보람되고 즐겁고 행복한 날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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