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만행산 천황봉(909.6m) 산행기
▷ 일 시 : 2013. 3. 9(토)
▷ 산악회명 : 여순오성산악회
▷ 코 스 : 용평제-작은애기봉-만행산(천황봉)-안부 갈림길-상서바위-큰재-830봉-
삼거리-보현사(약 4시간)
만행산(909.6m)은 천황산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전라북도 남원시 산동면 대상리와
보절면 신파리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만행산과 천황산에 관한 이름은 천황산 자락의 산동면 대상리에
위치한 귀정사(歸政寺)와 관련해서 천황봉의 유래를 살펴 보면 은은한 정감이 느껴진다.
귀정사(歸政寺)는 백제 무령왕 15년(515년)에 세운 사찰로 만행사(萬行寺)라 하다가 귀정사로 바뀌었단다.
남원향토문화백과에 실린 내용을 인용하면「일명 보현봉, 천황봉, 만행산(萬行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원래 천황산의 옛 이름은 만행산이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귀정사(歸政寺)의 옛 이름도
만행사였으나, 고려 말 이성계가 고남산에서 운봉 황산벌에 침범하는 왜장 아지발도와 왜구를
멸하고 회군길에 이곳 만행사에서 삼 일 동안 머물다 돌아갔다가, 임금이 된 뒤에 다시 만행사에
와서 삼일 동안 정치를 하고 돌아갔다 해서 귀정사라 명했다 한다.
그 뒤 지명도 바뀌어 법당 뒷산인 만행산을 천왕봉으로, 왼쪽의 봉우리를 태자봉(太子峰),
앞산을 승상봉(丞相峰), 남쪽 산골을 남대문재[南峙], 북쪽산골을 북대문재[北峙]로 하였으며,
병사들이 주둔한 곳을 둔병치(屯兵峙), 천황봉 줄기 산자리 밑에 평평한 바위를 상소바위,
사찰아래 마을을 삼 일 동안은 당나라 요순시대와 같다하여 요동(堯洞) 또는 요골이라고 했다고 한다.
산동면 지역에서는 임금을 숭상하는 의미에서 천황봉이라 부르고 있다. 그러나 보절면 지역
주민들은 산동면 지역주민과 왕래가 별로 없었기에 그냥 만행산이라고 옛 이름을 그대로
부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산줄기 전체를 부를 때는 옛 이름대로 만행산으로 표기하고, 만행산의 주봉인
산봉우리 하나만을 부를 때는 천황산이 아닌 천황봉으로 표기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도 있다」라고 되어 있다.
여천 무선롯데마트에서 산악회 버스에
탑승(08:30)하면 순천여성회관을 들러
순천IC-남해고속도로-순천완주고속
도로-88올림픽고속도로를 경유하여
남원IC를 빠져나오고, 다시 지방도
721호를 따라 보절면 소재지를 지난
다음, 황벌교(교량)에서 우회전하면
보현사와 맞닿은 용평제에 도착한다.
구례 황전휴게소에서 휴식을
하였음에도 소요시간은 2시간이 채
못 걸려 10:10분경 도착했다.
등산입구로 접어 들면 소나무
숲속으로 소형차가 다닐 수 있는
비포장길이 나 있고,
우측 밑으로는 천황봉 골짜기의
계곡물이 크고 작은 돌틈 사이로
한가롭게 흘러 내린다.
거의 일년을 쉬었다가 다시 시작한
두 번째 산행길에 소나무 숲길을
대하니 가슴이 뿌듯해 진다.
산행에 들어서면 왠지 마음은
속세를 떠나 산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가 일어 난다.
용평댐에서 출발해 숨을 가누며
15분쯤 걸으면 임도가 끝나고
천황봉 1.5km, 보현사 1km의
이정표와 함께 본격적인 등산로가
기다리고 있다.
소나무 숲이 사라지며,
상수리 나무와 떡갈나무들이
우거진 오솔길은 계곡을 중심으로
가로 지르며 이어지고,
습기에 찬 돌과 나무 밑동에
붙어 있는 푸른 이끼가
뿜어 내는 상큼함을 마시면서
산행의 활력을 찾는다.
천황봉 물줄기가 흐르는 계곡의
오솔길을 10분쯤 힘차게 오르면
천황봉 0.8km, 작은 천황봉 0.5km의
이정표를 만난다.
머리와 가슴이 씻기우는 물소리를
뒤로하고 작은 천황봉 골짜기의
돌밭길로 들어선 다음,
다시 가파른 급경사에 질퍽한 흙길을
기어가듯 올라서면 작은 천황봉에서
흘러내린 평평한 등마루가
다소곳이 펴져 있다.
등마루를 오르는 뒤쪽, 대상리로 굽이진 산기슭에는 울창한 소나무 숲이 산촌 들판까지 펼쳐져 있고,
천황산 산줄기는 유유히 흐르는 물처럼 굽이굽이 들판을 흐르고 있다. ↓
천황봉 줄기의 등마루에서 쉬엄쉬엄 작은 천왕봉(740m)에 20분에 걸쳐 오르고,
또 다시 가파른 길을 10분 정도 올라서 만행산 천황봉에 도착(11:30)했다. ↓
천황봉 표지석을 둘러싸고 설치된 전망데크 전경이다.
데크 계단과 이어진 산등성을 따라 내련 가면 귀정사에 도착된다. ↓
용평제에서 천황봉을 오르며 주변을 둘러 보면 천황봉이 보절면 산촌들판에서
홀로 솟아 오른 것처럼 보여지고 느껴지지만, 정상에 올라서면 산동면과 장수군 동북쪽으로
수많은 산봉우리와 능선들이 겹겹히 펼쳐져 출렁거리는 파도처럼 다가 온다. ↓
천황봉에서 제일 가까운 봉우리가 상서바위봉으로 1.9km거리이며, 보절면과 산동면의 경계 능선이다.
상서바위봉 좌측으로 바로 아래 큰재가 있고 보현사로 내려서는 등산로가 있다.
큰재와 소나무 숲을 더 지나면 멀리서 보기에 높이가 비슷한 두개의 봉우리 가까이 있는데
앞 봉우리에서도 보현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으며, 뒤에 있는 봉우리가 850m봉이다.
그 멀리 천황봉아래 보현사를 향해 산줄기가 두텁게 뻗어 내린 낮은 봉우리는 830m봉으로
보현사를 내려오는 등산로는 나 있지 않으나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인해 잡목이 자라지 않아
독도에 신경쓰면 보현사, 상서바위, 천황봉의 갈림길로 내려설 수 있다. ↓
천황봉에서 상서바위를 향해 내려서면
곧바로 급경사가 나타나고,
급경사는 얼어 붙었던 흙이 녹아서
미끄럼틀이 되어 있다.
내리막길이 끝나면 아늑한 능선길이
펼쳐지며 발걸음은 자연의 리듬을
타는 것처럼 가볍고 사뿐해 진다.
천황봉에서 20분정도 걸리는 능선길에
보현사 2.4km, 상서바위 0.8km, 천황봉
1.2km의 이정표를 지나간다.
걸어도 걸어도 끝없이 걷고 싶은
능선길은 상서바위봉까지 이어진다.
능선길에 분재 같이 아름다운 소나무 한 그루가 잠시걸음을 멈추게 한다. ↓
천황봉과 상서바위봉까지 1.9km능선길의 일부이다. ↓
상서바위에 올라서니 계곡으로부터 불어 오는 찬바람이 세차게 바위를 치고 온 몸을 친다.
뒤로는 추위를 견뎌낸 진달래가 앙상한 가지끝에 새움을 튀우려 하는 몸부림이 느껴진다.
우측으로 용호계곡이 깊은 골을 이루면서 용평제로 흘러 내리고 있다.
용평제 상류 우측에는 보현사가 자리잡고 있더라.↓
등산로에서는 상서바위를 가늠하지 못한다. 바위를 내려서면 산행 하산길인 끝재가 나오는데,
시간이 충분해서 끝재를 지나 850m봉으로 향했고, 소나무와 진달래 나뭇가지가 어우러진 아늑한 곳에서
점심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시간을 보니 13:00시, 여유만만 가다가 길 없으면 되돌아 오면 된다.↓
보현사로 내려가는 끝재를 지나 낙엽이
듬뽁 쌓인 보드라운 흙길을 여유롭게 걸으면 850m봉 바로 앞에 있는 낮은 봉에 8분쯤
걸려 오른다. 좌측으로 보현사로 내려가는 길이 나있는 듯 하지만, 길안내 표시는 되지 않고 되돌아가는 방향으로 천황봉과
상서바위를 가르키고 있다.
순간 되돌아갈까 하다가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자는 맘으로 앞으로 전진했다.
만행산 천황봉의 능선길을 걷다 보면 넓고 평평한 곳에는 모두 묘(墓)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 850m봉우리 정상에도 묘 1기가 곱게 다듬어져 있다.
좌측 상서바위에서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과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천황봉이다. ↓
상서바위에서 북서쪽으로
길게 뻗어내린 산줄기가
우측 장수군으로 휘어지는
830m봉우리에서 좌측 보현사
방향의 작은 산줄기를 따라
내려오면 일송정 푸른 소나무
숲을 만난다.
정상적인 등산로 길은 아니지만
소나무 숲이 빽빽하여 잡목이
자라지 못해 자연스럽게 능선이
길처럼 되어 있다.
비탈길에다가 마른 솔잎이많이
쌓여 조금만 균형을 잃으면
미끄러지고 넘어진다. 그러나 흙길이고 솔잎이 푹신하다.
천황봉에서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한 미소천사님이 앞서서 넘어지면 조심을 한다.
계곡을 타고 솔숲을 비집으며 살포시 불어 오는 바람결에 허파와 심장은 고동을 치고, 식물이 병원균에
저항하기 위해 뿜어 낸다는 "피톤치드"라는 단어가 떠오르며 스스로 행복에 젖는다.
보현사로 내려 오다가 다시 용호계곡으로 난 급경사 산줄기를 타다가 계곡 건너편의 갈림길
도로를 향해 내려 오면 상서바위와 850m봉에서 흘로 내린 두 계곡이 합류하는 지점에 이른다.
맑고 맑은 물이 바위틈을 돌고 돌아 떨어지고 흐르며 용평댐으로 달려가고 있다.
계곡 물가에서 물놀이를 하고
큰길에 올라보니 상서바위 2.0km,
천황봉 2.7km, 보현사 0.9km지점의
갈림길이다.
시간을 보니 14:10분.
하산 시간이 15:00시 이므로 시간은
충분하다. 좀 더 산의 품에 안겨 있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아쉬움을 안고
하산을 했다.
2001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2007년에 완공한 용평제로 상류 우측에는 보현사가 자리잡고 있다. ↓
하산시간 보다도 30분이나 일찍 도착해서 보현사를 관람하려 했으나
야외에 세워진 불상과 대웅전이 닫힌 채로 쓸쓸하게 등산객을 맞이 한다. ↓
산행은 참 좋다. 힘에 겨운 시간을 극복하고 정상에 발을 딛는 순간의 환희와 가슴벅찬 감동!
능선길에서 암릉을 만나고 푹신한 오솔길을 만날 때의 행복한 순간들!
그래서 다음 산행이 설레는 마음으로 또 기다려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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