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오후, 지리산 노고단 풍경
(2015. 7. 9. 일요일)
주말에 제11호 태풍 낭카가 일본을 관통하면서 전국전으로 날씨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런데 날씨가 화창했다. 떠오르는 곳이 지리산 노고단이었다. 가족들도 2013년 7월과 8월에 노고단에 오른 후
그때의 풍경에 반하여 너무 좋아한다. 노고단으로 가야지 결정을 했다. 또한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구례읍에서 성삼재, 달궁마을까지 굴곡도로의 딸아이 운전연습이 팔요했고,
달궁계곡 마을에서 간단하나마 가족끼리 낭만적인 점심식사를 하고 싶었다. 또한 달궁마을에는 유적이 있다.
삼한시대 때 마한의 효왕이 진한의 공격을 피하여 지리산으로 들어와 도성을 쌓고, 궁을 세웠는데
그 궁이 있었던 자리가 달궁터인데 달궁터 흔적을 직접 보고나서 노고단을 오르고 싶었다.
하늘정원이라 불리는 해발 1,507m 지리산 노고단은 생각만하여도 좋고
올라보면 더 좋다. 왜 좋은지는 가보면 안다. 그리고 보고 느껴보면 안다. 다만 자신이 보는 것만큼 보이고 느낄 수
있을 만큼 느껴지기 때문에, 좋다는 의미는 자신이 보고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보았던 풍경들의 느낌, 즐거움, 감동은 모두 사진 속에 있다.
달궁마을 달궁식당 전경. 12:30
구레읍에서 지방도 861호선을 따라 성삼재로 오르려면 말썽많은 천은사 입장료를 지불하여야 한다.
기분은 내키지 않았지만 가족과의 외출 분위기를 깨고싶지 않아서 3인 4,800원을 지불하는데 맘속은 불쾌했고 분명한
불법인데도 단속을 못하는 공권력에 어이가 없었다. 돈을 건네며 맘을 다치지 않으려고 썩소를 보냈다.
10:45경 출발하였는데 딸아이의 운전 미숙으로 성삼재를 오르고 달궁마을로 내려오는 도중에
급커브를 돌면서, 따라오는 차를 비켜주면서 몇 번이나 가슴 철렁하는 순간을 맞닥뜨리면서도 무사히 이곳 식당에 도착했다.
차로 이동하면서 야외 분위기 있는 식당을 찾는데 나무 그늘이 있고, 그 밑으로 계곡물이 흐르고 있었다.
식당메뉴
계곡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려오는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고 지리산흙돼지 참숯직회구인 3인분을 시켰다가
도토리묵이 먹고 싶어 다시 2인분으로 수정했다. 그런데 아내와 딸이 파전부침을 요구했다.
지리산흙돼지 2인분이고 밑반찬인데 밑반찬이 넘 부실한 것 같았다.
추가로 파전부침이 나왔고 맥주 두 병을 마셨다. 금액은 44천원이었다. 음식은 별루였지만 분위기는 좋았다.
식당주인에게 달궁터를 여쭤보고 달궁터로 향했다.
달궁마을 식당가 골목 풍경
달궁식당에서 아래로 내려오면 달궁마을 안내판이 있고 주차장이 보인다.
남원시 산내면 덕동리 달궁마을이고 지리산국립공원 달궁계곡야영장 제3주차장이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면
주차장 아래쪽에 달궁터가 자리하고 있다.
지리산국립공원 달궁계곡 제3주차장. 달궁터는 보이는 끝에 있다.
달궁터 전경으로 두 개의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달궁터에서는 건물의 초석으로 보이는 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열을 이루는 석축들이 남아 있다. 이곳에서
기와편과 토기편들이 수습되었는데 토기편 중에는 삼국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것들도 있다.
조선 숙종 때 서산대사가 쓴 황령기를 말한다.
황령치는 어느 곳인지 확실하지 않다. 성삼재휴게소에 설치된 안내도를 보면 달궁마을 앞산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황령치와 정령치 외에도 성이 다른 세 장군이 지켰다는 성삼재가 있고, 여덟 명의 장군을 보내 지켰다는
바래봉 철쭉으로 유명한 팔랑치가 있다. 달궁터에 대한 유래를 확인하고 성삼재로 향했다.
다만, 정령치에 있는 보물 제1123호로 지정된 '개령암지마애불상군'은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성삼재 전경. 14:11
달궁마을에서 성삼재로 올라올 때는 내가 운전을 했다. 귀가시에도...
성삼재주차장과 성삼재휴게소 전경
성삼재 탐방안내센터 및 신발 씻는 곳. 14:17
코재 또는 무넹기
노고단대피소 지름길과 편안한길 갈림길 이전의 계곡에서 바라보는 하늘풍경으로 계곡은 넣지 않았다.
노고단대피소 지름길과 편안한길 갈림길 이정표로 지름길로...
노고단대피소 전경
노고단대피소 매점이용 안내표
노고단고개 전경. 15:11
노고단탐방 마지막 입장시간은 15:30이다. 성삼재에서 지름길을 따라 서서히 왔는데 55분정도 걸렸다.
노고단 탐방은 7월 18일부터 8월 9일까지는 09:00~15:30까지 30분 단위로 입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마지막 탐방시간이라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
노고단탐방로 입구에서
반야봉을 감싸고 있는 구름풍경
1월 비비추
솔패랭이꽃
중계탑으로 알고 있었는데 KBS송신소이다.
지리산의 풍경은 수시로 변한다. 볼 때마다 풍경이 다르기에 언제라도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왕시리봉능선, 불무장등능선, 삼신봉능선이 구름에 덮여 있는 풍경
섬진강과 구례읍
종석대(좌측), 성삼재(중앙 뒤쪽), 노고단고개(우측)
노고단정상 데크전망대
반야봉과 천왕봉방향은 구름에 덮여서 보이지 않았다.
지리터리풀
원추리
노고단정상 돌탑
지리터리풀
원추리
아내와 딸
성삼재휴게소 뒤쪽의 종석대
노고단고개에서 바라본 노고단. 16:13
노고단을 입장할 때 15:12였는데 16:00까지 내려와야 한다고 하여 좀 더 오래 머물고 싶었으나
시간에 맞추다보니 그래도 한 시간정도 걸렸다.
노고단고개 돌탑. 16:13
노고단고개에서 해가 질때까지 기다렸다가 석양노을을 보려했는데 날씨도 춥고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기다리기도 지루할 것 같았다. 임걸령까지 다녀왔으면 좋겠는데 아내와 딸이 반대하고
혼자서라도 다녀오고 싶었는데 기다리게 할 수 없었다. 그냥 내려가기 너무 아쉬워서 반야봉과
노고단을 깜싸며 흘러가는 구름을 보면서 노고단고개에서 좀 더 머물기로 했다.
노고단고개에서 10분정도 머문 후의 노고단풍경. 16:22
노고단고개까지 밀려오는 구름풍경. 16:24
구름이 한바탕 지나간 10분 뒤의 노고단풍경. 16:33
다시 2분 뒤의 노고단풍경. 16:35
1분 뒤의 노고단 풍경. 14:36
다시 1분 뒤. 16:37
반야봉방향의 풍경. 16:37
구름이 완전히 걷힌 노고단 풍경. 16:38
노고단고개를 내려가려면서 마지막으로 본 노고단 풍경. 16:38
노고단고개에서 35분정도 머물면서 노고단의 풍경을 바라보았고 구름이 내몸을 스쳐가는
것을 느껴보았다. 그리고 바로 가까이에서 춤추듯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면서 가족들과 마음을 함께 나누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며 자연의 신비와 낭만을 체험한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나리꽃
성삼재에서 노고단고개를 몇 번을 올랐는지 모를 정도다. 그러나 거의가 산악회를 통해서 올랐기 때문에
지름길로만 다녔다. 이정표에 편안한길 안내표지를 보면서도 편안한길은 유모차나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노약자 또는
어린이들이 다니는 길인 줄 알았다. 어쨌거나 시간도 많아서 편안한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편안한길로 내려오면서 길섶에 핀 나리꽃을 보았다. 은은하게 다가오는 나리꽃,
가슴을 파고드는 것 같은 나리꽃 한송이가 너무 예뻤다.
까치수염
가족과 함께한 시간이고 마음이 편하고 여유로서일까?
길섶의 모든 싱그러운 풀들이...그리고 꽃들이... 마음을 사로잡고 발길을 멈추게 하였다.
카메라를 통해 눈을 맞추는 순간이 행복이고 힐링의 시간이었다.
이름모를 꽃
편안한길에서 KBS송신소로 가는 길이 있었다.
노고단에서 바라볼 때는 무슨 중계탑으로 알았고 길이 있는 줄을 몰랐다. 이제라도 알게 되어 기쁨이었다.
산토끼 한 마리가 도로에서 서성이고 있으면서 도망가려 하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카메라에 담았고 전망대로 비켜나니까 우리가 내려온 길을 따라 듬성듬성 올라가고 있었다.
직접 산토끼를 본지가 언제인지 모른다. 20대 전후에 시골에 살면서 보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노고단에 산토끼가 살고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노고단고개와 KBS송신소 갈림길에 있는 전망대
전망대에서 본 구례방향 풍경
산토끼가 있었던 자리에서, 전망대는 갈림길사거리 우측에 있다.
내려가는 방향으로 본 노고단대피소 전경
1920년 무렵 외국인 선교사들이 풍토병을 피하기 위해 거주했던 장소 안내
노고단대피소에서 지름길로 내려가지 않고 편안한길을 따라 조금 내려오면 우측으로 이와 같은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안내판이 세워진 곳에서 바라보면 건물기둥이 보인다.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서 아내와 딸을 기다리게 하고 빗물이 흐르는 돌고랑을 타고 올라가 보았다.
외국인 선교사들이 거주했던 건물의 흔적, 우측 뒤로는 KBS송신소이다.
건물에서 바라본 전경으로 종석대가 보인다. 당시에 숲이 없었다면 구례읍 방향으로 석양노을이 아름다웠을 것 같다.
화엄사와 노고단 갈림길의 무넹기에 설치된 이정표
도로변의 물길이 화엄사 계곡으로 흘러내리는 코재에 데크계단 지름길이 또 있다.
생각이 잠깐 데크계단으로 내려갈까 했는데 한 번도 안가본 길이라 끝까지 편안한길을 선택했다.
화엄사 갈림길을 지나면 편안한길 커브길에 또 전망대가 있고 종석대로 오르는 길이 있다.
그러나 종석대로 오르는 길은 현재는 비탐방로이다.
전망대 전경
전망대에 세워진 무넹기 안내판
구름 생성에 대한 안내판
전망대 조망도
구례구에서 흐르는 섬진강 그리고 무등산이 보인다.
KBS송신소방향
코재로 오르는 지름길데크계단 이정표
성삼재에서 노고단고개까지 지름길은 2.6km이고 편안한길은 4.7km이다.
성삼재휴게소 데크전망대 전경
성삼재휴게소 데크전망대에 설치된 성삼재 안내판
성삼재휴게소 데크전망대에서 바라본 시암재(좌측)와 산동면 풍경
성삼재주차장 전경. 18:25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다녀온 시간은 4시간 10분정도 걸렸다.
노고단의 아름다운 풍경을 여행한 시간이었고 모두가 가슴 벅차도록 만족한 시간이었다.
다음주 일요일(7월 26일)에는 이른 새벽에 다시 오기로...
노고단고개에서 반야봉으로 떠오르는 일출을 보고 운해도 볼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그리고 천은사 입장료 받는 시간보다도 더 일찍 오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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