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백암봉(안성탐방센터-동엽령-백암봉 1,503m-송계사) 산행기
▶ 일 시 : 2011. 7. 16(토) 08:00~21:00(무선롯데마트 기준)
▶ 같이한 사람들 : 여수순천백두산악회(보람관광)
▶ 산행도 및 산행코스 :
6월 하순부터 계속된 장마로 인해 주말산행 기회를 겨우 한달만에 맞이 했다. 7월 첫째 주에는
비가 오지 않았으나, 개인 일정 때문에 상황이 되지 않았고, 둘째 주는 호우경보까지 내려서
비상근무를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되었다. 7월부터 근무지가 변경되어서 일요일에 산행을
하기에는 부담이 될 것이기에 어떻게든 토요일만은 산행을 하려한다.
그래서 오성산악회의 정기 산행일인 둘째와 넷째 토요일을 제외한
기타 토요일은 백두산악회를 결정했고, 오늘이 첫 산행이었다.
그런데 어제 저녁 모임이 있어 참석했다가 산행을 염두에 두고 처음엔 술잔에
거드름을 피웠지만, 서로간의 대화가 깊어지면서 주거니 받거니로 상황이 변하고,
2차는 노래방, 3차는 포장마차에서 자정쯤에 마무리를 하였는데 고주망태가 되어서도
내일은 산에 가야한다는 의식은 있었던 것 같고, 그러면서 잠이 들었던 것 같다.
6시30분과 50분 2회의 휴대폰 알람이 울려댔지만 일어날 수가 없었다.
마지막 7시에 맞춰진 탁상시계가 천둥처럼 귓속을 파고 들었기에 정신을 차렸다.
피곤함 보다는 준비할 시간이 촉박한 것이다. 산행포기를 할까? 잠깐 망설였다가
먼저 베낭을 챙기고 도시락을 준비하고 샤워를 하고 등산복을 입었다.
부랴부랴 정신없이 헤메다보니 7시50분이다. 아침먹을 시간이 없다. 생각도 없다.
오늘이 산악회를 통한 산행이 38회째이지만 이런 날은 처음이다.
백두산악회도 처음인데 스스로도 내가 한심한 놈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산행을 포기한 것 보다는 훌륭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나는 아무도 몰래 제대로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탑승지에서 3분정도 기다리는 여유를 가졌다.
08:00 여천을 출발한 버스는 순천과
광양을 거쳐 10:50경에 산행
들머리인 안성탐방지원세터에
도착하였다.
여천에서 3시간이 조금 못걸렸다.
과음탓으로 몸은 무겁다. 아침
식사를 거르기는 했지만 산악회에서
준비한 준 빵과 음료수를 먹어서
그런지 허기지지는 않는다.
아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뒤쳐지면
힘들것 같아 바로 맨선두로 나서서
회원들을 한 번 뒤돌아보고 걸음을
재촉했다.
탐방로 입구의 등산로는 돌로 바닥이 이루어 졌고 길이 넓다.
장마가 지나간 뒤라서 오랜만에 맑게 개인 하늘이 반갑기도 하다.
좌측으로는 칠연계곡이 뻗어 있어 바위틈을 비집고 흘러내리는
맑은 계곡물소리가 알콜에 찌들은 머릿속을 파고들고,
시원한 찬기운은 우거진 숲속의 짙은 녹음과 함께 바람처럼 다가와
깊은 호흡을 통해 폐와 온 몸 구석구석을 스치고 간다.
안성탐방지원세터에서 10:54출발
하여 칠연폭포 이정표에는 11:09에
도착했다.
동업령 4.5km중 1.2km를 13분에
온 것이다.
우측으로 칠연폭포0,.3km 방향을
따라 올랐다.
칠연폭포 이정표에서 10분쯤 오르면 계곡쪽으로 3개의 전망대가 나온다.
첫 번째의 전망대를 지나면서 칠연폭포라면 안내판이 있을텐데 없어서 망설이다가 게속 올랐다.
두 번째의 전망대가 나오기에 다가가 보았다. 암반(바위바닥)으로 물이 흐르면서 두개의 폭포가 보인다.
다시 세 번째의 전망대에 도착했을 때에 칠연폭포 상층부가 보이고 안내판도 세워져 있다.
칠연폭포 : 울창한 수림사이의 비단길은 암사면을 타고 쏟아지는 물줄기에 패인 일곱의 못이
한줄로 늘어서서 칠면을 만들었고, 옥같이 맑은 물이 일곱개의 못에 담겨 잠시 맴돌다가
미끄러지기도 하고 쏟아지기도 하면서 일곱폭의 아름다운 폭포를 만든다.
칠연폭포 안내판이 있는 전망대에서 2분쯤 계속 오르면 칠연폭포의 탐방로는 끝난다.
탐방로 통제가 되어 있으므로 칠연폭포 안내판이 있는 전망대에서 폭포를 구경하고
바로 내려와야 한다.
칠연폭포 왕복 0.6km를 다녀오는데 17분이 소요되었다. 동엽령 3.3km의 방향을 따르면
바로 교량이 나오면서 완만한 경사로가 이어지고 우측으로는 동엽령 고개의 계곡물이 흐른다.
칠연폭포 탐방로 통제구역까지 다녀 온 사이 다른 회원들은 모두 앞서 갔는지 보이지 않아
과음으로 찌들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뒤를 따른다.
다른 산행때는 가슴이 막혀와 잠깐 힘들었다가도 이삼십분 지나면 풀리곤했는데
오늘은 다리가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며 걷기가 힘들다.
그러나 가까스로 힘의 균형을 유지하며 쉬지않고 꾸준히 올랐다.
뜨거운 햇살을 가리는 울창한 숲들을 즐기고 계곡의 시원한 물흐르는 소리를 즐기며,
힘들다는 생각을 애써 지운다. 그러면서 유난히 눈길을 사로잡는 소나무에 마음을 뺏긴다.
아무데서나 볼 수 없는 소나무다. 많은 잡목들을 제치고 하늘을 찌를 듯이 쭉쭉 뻗어있고
아름드리 둘레로 노송처럼 보이지만 껍질은 붉게 윤택이 난다.
정말 아름답다는 찬탄과 함께 언제까지고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 욕심과 희망이 일어난다.
비록 몸은 지쳐 힘들지만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에 마음을 담그고,
푸른 숲향기에 싸인 깨끗한 공기를 마시면서 땀과 호흡을 통해 몸이 정화되는 상상을 해 본다.
칠연폭포삼거리 이정표에서 동엽령까지는 3.3km이다. 교량을 건너면서 1km마다는
거리표시는 있겠지? 하는 기대를 가졌는데 역시 이정표가 나온다.
동엽령까지 2.4km이므로 0.9km를 오는데 14분이 걸렸다. 그리고 2분쯤 더 걸으면
다시 교량이 나오며, 등산로 우측으로 흐르던 계곡은 다시 좌측으로 이어진다.
이곳부터는 등산로가 약간 불편하다. 비탈지기도 하고 돌을 밟든지 돌사이를 골라가며 걸어가야한다.
나처럼 지친 사람들에게는 제일 힘든 구간인 것 같다. 하지만 극기훈련처럼 오른다.
동엽령 3.3km지점(이정표)에서
39분을 걸려 오르니, 이제는
이정표에 동엽령의 거리가 아닌
향적봉의 거리가 적혀 있다.
잘못된 것 같다.
그러나 안성탐방지원세터까지
3.6km이므로 동엽령까지는 0.7km
남았음을 알 수 있다.
칠연폭포 이정표에서 0.9km를
오면서 14분이 걸렸는데,
이 구간의 1.7km는 39분이 걸렸다.
이정표를 지나 7분 걸린 거리의 등산로 좌측으로
나무에 큰 두꺼비 한마리가 달라 붙어 있는 듯한 모습의 나무 혹이 붙어 있다.
자연의 이러한 기이한 형상들을 볼 수 있음에 산행에 대한 더 큰 기쁨과 행복을 느낀다.
다시 5분쯤 오르면 조릿대나무 사이로 묵직함과 한가로움이 느껴지는 목재데크 계단을 만난다.
돌과 돌사이를 걸으며 지치고 긴장된 몸이 풀리면서 힘은 빠지지만 마음은 평화롭다.
휴식을 병행하며 목재계단을 8분을 오르니 목재데크 계단이 끝남과 동시에 등산로의 햇빛을 가려주는
울창한 숲이 사라지며, 주변의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우측으로 동엽령 능선의 정상이 나타나고, 뒤로는 칠연계곡을 둘러싼 울창한 숲이 드러난다.
그리고 좌측으로는 키높이를 맞춘 싸리나무 군락이 보라색 꽃을 내밀며 눈을 맞춰오고,
동엽령 정상으로는 나무계단이 이어진다.
덕유산 능선의 동엽령(안성삼거리)이다. 도착 시간이 12:43분이므로 안성에서 1시간 50분정도 걸렸고,
동엽령 0.7km의 지점에서는 24분 걸렸다.
동엽령에서 우측 방향은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산이고, 좌측으로는 백암봉, 중봉, 향적봉이다.
동엽령에서 백암봉으로 가는 능선을 탄다. 장마가 지나간 뒤라서 구름은 많아도
하늘은 맑고 깨끗하다. 숲 또한 진한 녹색을 띄우며 파도처럼 물결치는 듯 하다.
선두그룹 회원들이 능선의 그늘 아래서 오찬을 즐기기 위하여 자리를 잡고 있다.
합류를 하려다가 경치 좋은 곳에서 나만의 공간을 갖기 위하여 지나쳐 조금 더 걸었다.
길 우측 나뭇가지 사이로 큰 바위가 보여서 올라 섰다. 혼자 있기에는 충분한 공간이고 조망이 좋다.
앞에는 백암봉으로 가는 능선이 펼쳐져 있고, 뒤로는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산이 차례로 뻗어 있다.
발 아래로는 시원스럽게 펼쳐진 백두대간의 산줄기들이 말 그대로 녹색의 물결이다.
혼자이기는 하지만 햇볕을 등지고 20분 정도 자연을 줄기며 도시락을 비웠다.
동엽령부터는 도토리나무의 울창한 숲이 이어지다가 10분쯤 지나면 거친 숲이 약해 지면서,
길 양쪽으로는 여름풀들이 빽빽히 자라고 사이사이 피어 있는 들풀꽃이 가슴깊이 다가 온다.
등산로 양쪽으로 펼쳐지는 들풀과 들꽃들을 즐기느라 피곤함도 잊은채 산행의 행복에 흠뻑 젖어 걷는데,
이정표를 만난다. 동엽령에서 백암봉 2.2km중 이정표를 보니 1km를 온 것 같고 시간은 13:19분이다.
정면에는 황경재와 백암봉의 산중턱으로 안개와 구름이 밀려오고 있다.
정말 멋지고 아름답다. 그저 감탄할 뿐이다. 등산이 아니고 여행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장면이다.
안개와 구름이 몰려 오면서 부터는 천상에 온 느낌이다. 현실이 아닌 꿈 같은 곳,
안개와 꽃과 나비 그리고 나!
앞뒤좌우 어느 곳을 보아도 환상! 그 자체, 이 순간들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
사진속의 꽃 이름을 찾아 볼 수는 있지만 모르겠다. 순서대로 비비추, 원추리, 동자꽃은 안다.
가운데 사진속의 하얀나비 한마리, 가까이에서 카메라에 담으려고 투자한 시간도 즐겁다.
백암봉 정상이 가까워 온 위치다. 바위 위에 나란히 앉아 밀려오는 안개를 바라보는 모습이 보기 좋다.
멀리 무룡산과 남덕유산의 정상이 구름속을 벗겨나 제모습을 드러 내고,
가까이로는 구름 한 점이 동엽령 능선을 스쳐가고 있다.
백암봉인 송계삼거리는 13:55분에 도착하였다. 동엽령부터는 쉬엄쉬엄 주변의 경치를 맘껏 즐겼다.
동엽령에서 백암봉까지 2.2km능선을,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도 1시간이나 걸렸지만 행복한 시간이다.
우측의 사진은 중봉에서 내려오는 부부가 산행코스를 확인하고 있으며, 뒤로는 배경은 중봉이다.
백암봉(송게삼거리)에서 직진방향은 중봉과 향적봉이고 우측방향이 횡경재를 거쳐 송계사로
가는 길이며 백두대간의 길이기도 하다. 신풍령 11km, 송계사 6.2km의 안내표지가 있다.
안내표지판 뒤로는 동엽령으로 내려가는 능선이 펼쳐져 있고,
살짝 솟아 오른 무룡산의 봉우리가 눈길을 끈다.
우측사진은 송계사로 내려가는 능선이기도 하고, 백두대간이기도 하다.
송계삼거리에서 내려오는 길로써 조릿대나무가 지표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송계삼거리에서 18분을 내려오니 이정표가 있고 1.4km 왔음을 알 수가 있다.
이정표에서 다시 4분쯤 능선을 올라서 돌아보면 지나온 길이 바라 보인다.
좌측은 백암봉에서 동엽령으로 내려가는 능선이며, 우측은 백암봉에서 중봉으로 오르는 능선이다.
그리고 동엽령을 바라보니 멀리로 역시 무룡산이 들어오고, 흘러가는 구름이 능선을 감싸며 떠돌고 있다.
능선에 올라 지나 온 길을 가슴에 담고 15분을 내려오면 우측으로 또 이정표가 서 있다.
송계삼거리에서 2.3km를 왔으며, 40분이 걸렸다. 이곳부터는 내리막 길이다.
시간이 충분하여 마음이 여유로운 탓인지 그렇게 힘들지는 않는 것 같다.
내면의 몸과 마음을 바라 보고 자연을 바라 보니 자연이 모두 내것인 듯 평화롭다.
풀 하나하나에도 눈길을 주니 모든게 신비롭고 가슴에 와 닿는다. 혼자걷고 있지만 혼자가 아니다.
우측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을까? 기형의 나무에 눈길을 뺏기어 다가가 보았다.
아마 바람에 휘어지고 꺽기다가 다시 일어선 것 같다.
기형의 나무로 인해 거의 8분동안 횡경재까지 주변의 나무만을 바라보며 걸었다.
그리고 도토리나무 군락이 끝나는 지점에서 아쉬움이 남기에 그냥 나무를 바라보고 찍어 보았다.
횡경재 삼거리에 14:49분에 도착하였다. 송계삼거리에서 3.2km거리이며 54분 걸렸다.
안내판이 있어 보니 등산안내도는 있으나 거리표시가 되지 않아 거리적 개념이 없다.
이곳에는 이정표가 있어야 하는데 아쉽다.
그리고 이곳부터는 내리막 길이 가파르고 힘든구간이다.
또한 횡경재에서 내려오는 산줄기가 사라지는 곳이기도 하다.
가파른 구간이 끝나는 지점에서는 좌측 산줄기의 계곡을 건너고 그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횡경재에서 이 계곡까지 12분이 걸렸다.
계곡을 따라 다시 14분을 내려가면 횡경재와 지봉사이의 계곡을 만나고(15:25도착)
계곡을 건너면 횡경재 1.6km의 거리표시를 한 조그만 안내판이 있다.
우측 방향으로 다시 계곡을 따라 내려 간다.
횡경재 1.6km지점에서 우측으로 흘러내리는 계곡을 따라 7분을 내려오며 송계탐방지원센터 1.1km의
이정표를 지나게 되고, 다시 8분을 내려오면 송계사입구에 도착되고는데,
좌측으로 100m지점에 송계사가 있고, 또한 덕유산국립공원 안내도가 서 있다. 다 온거나 다름 없다.
국립공원 입장료를 받을 때는 송계매표소로 불렀기에 지금도 송계매표소로 인식되고 있지만
정확한 명칭이 궁금하다. 이정표를 보아도 송계공원지킴터와 송계탐방지원센터로 적혀 있고,
공원입구의 사무소에는 "덕유산굴립공원 남덕유분소"로 되어 있다.
그러나 나의 산행기는 송계탐방지원센터로 통일하였다. 그것은 안성과 삼공매표소에
모두 그렇게 적혀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시간을 보니 15:40분이다. 16:30분까지 도착해야 하므로 시간이 여유롭다.
송계사 입구에 약수불이 있어 미리 준비한 1.8리터 페트병과 0.5리터 페트병 3개에 물을 담았다.
산악회를 통해 산행을 하면서 나에 건강함과 함께 아내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이며,
약수물을 나누어 마시면서 즐길 수 있는 잔잔한 행복이기 때문이다.
부도란? 고승(高僧)의 사리나 유골(遺骨)을 넣고 쌓은 둥근 돌탑을 말한다.
송계사의 전경이다
송계사 약수물을 베낭에 넣고 송계사를
관람을 끝으로 산행은 마무리되고,
송계사입구와 송계탐방로 관리사무소의
중간 지점의 계곡물에서 여유롭게
산행의 피로를 풀고,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덕유산국립공원
남덕유분소"라고 적혀 있는 이곳에
도착한 시간은 16:15분이었다.
처음 본 회원들이지만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분들이 "수고하였다"는
위로의 말을 들으면서 가슴속으로
스며드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끝.
백암봉 산행을 함께한 백두산악회 회원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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