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스크랩] 사량도지리산 산행기

단군자손 2011. 3. 19.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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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량도지리산(397.8m) 산행기

 

▶ 언제 : 2011. 3. 12(토)    ▶ 누구와 : 여순오성산악회랑

 

  

  월요일부터 추웠던 날씨가 주말이 가까워 오면서 서서히 풀리다가

   산행일인 토요일은 봄기운을 느낄 정도로 날씨가 따듯하다.

   하지만 이른 아침부터 모든 산들이 안개로 드리워져 뿌옇게 보인다.

   햇살이 비춰지면 안개가 걷힐까?

   샤량도지리산 정상에 오르면 멀리 북서쪽에 위치한 지리산이 보일까?

   희망의 꿈을 안고 현관문을 나선다.

 

   무선롯데마트 앞에 도착하니 함께할 일행들이 있어 인사를 나누고 나니 오성산악회의 표찰을

   붙인 차량 3대가 줄지어 달려 온다. 2호차에 올라 배정된 좌석에 앉는다(08:30).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1년 정도를 앞두고 여순↔순천간의 도로변 모습은 하루하루가

   달라 지고 있음을 느껴 본다.

 

   순천여성회관에서 회원들을 태운 버스는 순천IC를 거쳐 남해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리다가

   잠시 섬진강휴게소(09:20)에 머문다. 그리고 다시 출발하여 사천IC를 통과하여 삼천포항에

   도착(10:12)함과 동시에 버스에서 내려 샤량도 내지항으로 가는 유람선에 몸을 싣는다.

   700명이 정원인 유람선은 3층으로 되어 있지만, 1층 홀에서 서비스로 제공하는 댄스를 관람하고

   경쾌한 음악을 들으며, 파도 멀리에서 다가오는 경치들을 바라 본다.

   그러나, 해무에 갇혀버린 아름다운 섬들은 제 모습을 감춘 채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다.

 

   어느덧 사량도 내지항이 반기지만 사량도 역시 안개에 묻혀 희미하게 보인다.

   하지만 많은 꾼들은 행여나 놓칠세라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또 누른다.

   그리고는 50분간 파도를 달려 온 유람선을 내려 선다(11:20). 선착장에 발을 딛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산행길이 시작되는가 보다 했는데, 벌써 저 앞에 반팔차림인

   한 남자의 커플이 번개처럼 사라져 가고 있다.

   100여 미터 뒤로는 울긋불긋한 옷차림의 산행대열이 장관(壯觀)이다.

 

내지항 선착장에서 우측방향 으로

사량도 일주도로를 따라 간다.

 

좌측으로 금북개마을을 지나면

동백나무 세 그루가 리본 꽃을 피우며

산행길을 안내한다

 

 

 

 

산행입구의 나무계단을 조금 오르면

억새밭이 있고, 3분쯤 걸으면 소나무

숲의 비탈길을 맞이하게 된다.

소나무 숲을 들어 서는 순간 서늘한

바람에 섞인 숲의 향기를 느낀다.

깊은 호흡으로 몸의 컨디션을 점검해 본다.

입구에서 10분 조금 넘게 오르면

조그만 능선에 이른다.

정면으로 보면 278봉, 좌로 365봉과

지리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다시 조금 걸으면 278봉 앞에 있는

작은 봉에 이르고, 이곳에 이르기 100여m

전부터 암릉길은 시작된 것이다.

이 봉에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면

우측 아래로 금북개마을이 있고,

좌로는 능선과 암릉길이  푸른 바다와 함께

아름답게 보인다.

아! 멋지다! 하는 생각을 하는 사이

278봉에 다다른다(11:51)

 

278봉에서 이정표 삼거리(내지,돈지,

지리산)를 오르는 능선길 좌로는

유람선에서 내렸던 내지을이 바다와

선착장이 함께 어우러져 멋진 경관을

만들어 내고,

우로는 가까이 조그만 무인도의 노아도와

멀리는 유인도의 수우도가 해무에 휩싸여

숨 죽이고 있는 모습으로 안타깝게

다가 온다.

 

 

278봉에서 좌.우에 조망되는

내지항과 수우도의 경치를 즐기면서

10분쯤 오르면 이정표 삼거리

(돈지, 내지, 지리산)에

도착(12:01)된다

 

 

 

이정표 삼거리에서 지리산을 향하다

보면 우측으로 돈지마을과 포구가

환상적인 경관을 이루고 있다,

포구를 감싸고 있는 능선은 지리산-

가마봉-옥녀봉사이에서 유일하게

뻗어 내린 산줄기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좌로는 내지항도 조망되고

건너편에는 사량도 아랫섬이 펼쳐져

있어 산과 섬과 바다의 아름다운

경치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이정표 삼거리에서 조금 지나면

위험구간 표시가 나온다,

우회로를 따르지 않고 위험구간을

선택하면 3m정도의 수직 암봉이

기다린다.

여자분들을 중심으로 대부분은

뒤돌아 우회로로 다시 오지만,

발디딤이 좋고 미끄럽지 않으므로

조심스럽게 내려 올 수 있는 곳이다

 

이정표 삼거리에서 첫 번째 위험

구간을 지나면, 곧바로 두 번째의

위험구간을 만난다.

 

좌측으로 오르는 암봉이 위험한 듯

하지만, 오르고 보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암벽으로서, 

올라서고 보면 산행의 즐거움이

충만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두 번째의 위험구간을 지나서 정면을

바라 보면, 가까이로 두개의 봉이

보이는데, 앞에는 세 번째 위험구간이고,

바로 옆에는 지리산 정상이다.

 

조금 좌측으로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우뚝 솟은 봉우리가 가마봉이다.

 

 

 

 

 

암봉과 암릉의 능선을 타고,

죄우로 조망되는 환상적인

경치에 넋을 잃고 걷다 보면

세 번째의 위험구간을

맞이하는데, 밧줄로 통제의

표시가 되어 있다.

 

우회로를 접어 드는 길에

오색 리본이 손짓하지만,

밧줄을 넘어 위험구간을

올라 본다.

 

 

 

 

위험구간 표지판이 있는

곳을 올라 서면 칼날 같은

바윗길을 더듬어 가야 하고,

 

끝지점에 이르면 6m높이의

수직 암봉을 또 만난다.

위험을 무릅쓰고

내려갈 수 있으나,

 

건너편에서 위험하다고

소리소리 지른다. 뒤돌아서

안전한 길로 내려 와야 한다 

 

 

 

 

 

 

세 번째 위험구간을 지나서 바로 오르면

지리산 정상(397.8m)이다. 내지항에서 1시간

걸렸다(12:23).

날씨가 좋으면 지리산이 보인다 하여 “지리망산”

이라 불리다가 그 말이 줄어 “지리산”으로 부르고

 있다. 사방이 트여 있지만, 해무에 쌓인 섬들과

육지가 어렴풋이 보인다.

  사진속의 주인공은 오성의 최고령자이시며,

부러워하고  존경하는 야호 큰형님과  연소자인

온새미로님의 커플인 듯 하다.

  지리산 정상에서 살짝 비켜 내려와

진행방향을 바라 보면 앞봉 뒤쪽으로

촛대봉이 살포시 고개를 들고,

 

좌측으로는 사량도의 최고봉인

가마봉이 품으로 안긴다.

리고 우측 끝으로는 옥녀봉이

절벽처럼 비춰지고 있다.

 

 

지리산 정상에서 암릉과 바위와 흙살이

엉켜있는 능선을 20분쯤 오면은

돌무더기에 둘러 쌓인 촛대바위 하나가

좌측편에서 장난감처럼 나타난다.

 

맨 꼭대기에 촛불 닮은 돌 하나를 살짝

올려 놓고 촛불바위라 불러 주고 싶은

장난끼를 잠재운다.

 

 

  촛대바위 곁을 몇 미터 지나면

촛대봉(370m) 정상이다.

길 좌측으로 이정표가 서 있고,

가마봉. 옥녀봉 가는 길 위의 마른

나뭇가지에는, 색색의 리본이 활짝핀

꽃처럼 피어나, 

살며시 봄바람에 나부낀다.

 

 

지리산 정상에서 촛대봉과 이정표를 지나

30분쯤 걸으면 촛대봉과 가마봉 능선의

안부에서 가마.옥녀봉, 지리산, 성자암.

옥동마을, 내지마을 방향을 알려 주는

이정표 사거리에 도착(12:52)한다.

 

이 곳부터 흙길이다. 암봉과 암릉으로부터

느껴지는 발바닥 촉감도 흐믓하지만,

흙길 감촉 또한 흐믓하고 행복하다.

 

발바닥으로 흙길의 감촉을 12분가량

어루만지며 걷다 보면, 우측으로 철조망이

나타나고, 위험표지판이 나온다.

다시 8분쯤 암봉을 오르면 어느 곳에서 바라

보아도 뾰쪽하고 웅장하게 솟아 있던 불모산

정상에 오른다(13:12).

표지석에는 달바위 해발 400m로 표기되어 있다.

주변의 암봉 표면이 뱀이나 용의 비늘처럼

느껴지며, 살아 있는 것처럼 윤기가 흐른다.

접착제 같은 느낌도 갖게 해 준다.

 

불모산정상에도 사방이 트여 있다.

해무는 아직도 걷힐줄 모르고 저멀리의

경관을 내놓지 않는다.

우측 뒤쪽으로 옥동마을 역시 해무에

덮혀 있고 건너편 아랫섬도 흐릿하게

보인다.

좌측 정면으로는 대항마을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진행방향 발아래에 거대한 암봉이 마당처럼

펼쳐 있다. 우측 정면으로는 톱바위 능선과

가마봉, 연지봉, 옥녀봉이 줄지어 형제처럼

있고, 옥녀봉 건너편 좌측으로는 고동산이

외로이 서 있다. 지리산 앞전 위험구간부터

앞서거니 뒷서거니 마주쳤던 온새미로님 커플과

또 마주친다. 반갑다. 암봉아래 좌측 한 켠에서

함께 점심을 먹고 커피도 마셨다. 모두가 정이

넘친다. 배낭을 다시 꾸려 발길을 옮긴다.

설치한지 얼마되지 않는 듯한 130개의

나무계단이 향기를 뿜어 낸다.

 

불모산에서 큰 암봉을 비켜서며,

나무계단을 타고 5분쯤 내려 오면 매점이

있는 사거리 안부에 도착(13:57)한다.

정면으로 가마봉.옥녀봉, 뒤로는 지리산,

좌로 대항해수욕장, 우로 옥동마을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서 있다.

기념으로 매점에서 뭐 좀 먹어 볼까?

했는데, 사진촬영하는 사이에 일행이

사라지고 안 보인다.

뒤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매점이 있는 곳에서 능선을 조금 지나면

톱날같은 바위들이 서 있어서

톱바위라는 걸 짐작한다.

 

사진으로 보이는 톱바위 능선 끝지점에

 희미한 흉터처럼 보이는 것이 가마봉을

오르는 첫 암벽이며,

벽 뒤의 봉이 가마봉이다.

 

 

사량도지리산의 산행 묘미는 지리산-

불모산-가마봉-연지봉-옥녀봉이란다.

암봉과 암릉을 타면서 좌우로 펼쳐지는

경관이 장관이고,

꼭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거대한 함선을 타고

있는 듯 하여 박진감이 넘친다.

하지만 가마봉까지는 그리 어려운 코스는

없다. 진정한 묘미는 가마봉의 암벽을

오르는 시점부터 시작되고,  군대에서의

유격훈련장 같은 코스이기도 하다.

두 개의 밧줄을 잡고 오르지만

그냥 걸어서 오르기도 한다.

밧줄을 이용하여 암벽을 오르고 나면

암봉 사이사이와 암릉을 지나야 한다.

그러면 가마봉에 다가 선다.

가마봉에 오르면 발아래 좌측으로

대항항이 검푸른 바다 위에

반달처럼 떠 있다.

반달모양 좌측이 선착장이고,

반대편으로는 대항해수욕장이

자리잡고 있다.

 

우측 건너편으로 보이는 섬은

사량도 아랫섬이다.

물위에 떠 있는 듯 보이기도 하고,

옅은 안개에 뒤덮여 깊은 잠에 빠져

있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산의 봉우리들은 하늘을 향해

솟구쳐 있어 잠결의 꿈틀거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가마봉 정상을 오르는 마지막

구간도 암릉이다.

힘들것 같지만 연지봉에 비하면 가벼이

오를 수 있다.

정상에 올라서면 표지석에 가마봉

해발 303.0으로 표기되어 있고,

표지석 우측에는 조그만한 돌무더기가

쌓여 있다(14:13).

 

 

가마봉을 내려서는 구간도 꽤나 위험하다.

99개의 수직 철계단을 내려와야 한다.

사람들이 줄지어 내려오면 두려운줄

모르지만 홀로 내려 오면 발아래가 훤히

보이기 때문에 조금은 고소공포증을

느낄 수도 있다.

철계단을 내려서면 로프가 설치된 절벽을

또 내려 서야 한다.

아니면 암봉사이의 틈새로 걸어

내려 올 수 있다.

 

가마봉에서 10분쯤 내려 오면

좌측의 거대한 암봉을 만나는데

바로 연지봉이다.

연지봉은 여자들이 입술에 바르는

연지모양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명칭이란다.

한 사람씩 올라야 하므로 정체가

이루어지고 오르는 암벽중에 제일

난코스이다. 그러나 밧줄을 잡지 않고

손과 발만을 이용하여 오를 수도 있다.

 

험난한 코스를 통과하면 연지봉 정상이다(14:33).

가마봉에서 20분이 걸렸다. 연지봉은 오르는 길도

제일 험하고, 내려오는 길 또한 제일 험하다.

수직 암벽에 로프로 역은 나무사다리가 30여

계단으로 되어 있다. 이곳 역시 줄지어 기다려야

하고 정체되는 구간이다. 연지봉 정상에서는

줄서기에 쫒겨 자세히 관찰하지 못해 기억이

아물거릴 뿐이다. 수직로프의 나무계단을 내려

서면 오를 수 없는 암봉이 버티고 있다. 암봉

좌측으로 깍아지른 듯한 암벽에 목재난간 길이

설치되어 있어 스릴이 느껴 진다.

목재난간 길을 지나 오면 암벽 하강길

두 곳이 연이어 있다.

각기 로프 2개씩이 설치되어 있으나,

로프를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도 충분히

내려올 수 있는 위험구간이다.

가능한한 걸어서 내려오면 균형감각도

깨울 수 있고, 신체의 균형감각을

담당하고 있는 뇌의 뇌간을 자극

시키므로 몸의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보약일 수 있다.

연지봉의 마지막 로프 하강길을 내려 오면

암릉 길이 이어지고, 역시 산행코스의 마지막

봉인 옥녀봉이 기다린다. 좌.우에서 바라 보면

거대하고 웅장한 암봉이지만 암릉 길을 따라가면

수평능선의 끝지점이 된다. 연지봉에서 13분이

걸렸다. 연지봉에는 돌무더기 하나가

쌓여 있을 뿐이다.

옥녀봉은 욕정에 눈먼 아버지가 딸을 범하려 하자

딸이 아버지를 피해 이곳에 올라 몸을 던져 죽음을 택했다는 가슴아픈 전설이 서려 있는 곳이다.

 

옥녀봉에서 정면 우측으로 보면 진촌마을과

진촌항이 시야에 들어오고, 사량도 아랫섬의 한

쪽부분이 카메라에 담긴다.  옥녀봉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큰 바위 밑을 따라 내려가는

길에 철계단이 있고, 철계단을 들어서기 전에

좌측으로 암벽을 보면 암벽이 붉게 물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옥녀가 뛰어 내릴때 몸이

바위에 부딪혀 흘린 핏자욱이라는 설이 전하기도

 한다. 철계단 78개를 내려 오면 대항마을과

금평마을로 가는 이정표가 있고, 이정표에 따라

좌측의 대항해수욕장 방향으로 7분쯤 내려오면

큰 도로를 만나고 다시 대항항을 향해 내려 가면.

대항선착장에 도착한다(15:10)

 

대항선착장에 도착하니 한 시간의 여유가 있다.

참새가 물레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속담이 떠 오른다. 일행들 8명이 원탁에 둘러 앉아 멍개와 해삼을 주체로한 모듬회와 동동주

3뚝배기에 콜라를 섞어 목을 축였다. 이 보다

좋은 추억을 언제 어디서 또 만들 수 있을까?

선착장에 서서 옥녀봉,연지봉,가마봉을 바라 본다. 겉으로는 흐릿하게 보이지만 마음으로는 선명하게 보인다. 세 봉우리로 연결되는 짜릿하고 험한

능선이 꼭 용의 비늘같은 상상이 된다. 그래서 

뱀의 능선이 아닌 “용(龍)의 능선”이라고

새로운 이름을 붙여 주고 싶다

 

유람선 출발시간이 다가 온다. 선착장에 모여

줄을 서서 인원파악을 하는 동안에도 자꾸만

눈길은 세 봉우리에 멈춰져 교감을 나누며

가슴속에 품는다. 산악회가 아니면 어떻게 이런

곳에 올 수 있을까? 감사한 마음이 저절로 든다.

선착장을 가득 메웠던 산꾼들이 크루져호 유람선

몸통안으로 모조리 빠져 들었다. 유람선은

출발신호도 알리지 않은채 조용히 16:35분에

뱃머리를 돌리고 있었다.

1층의 음악소리가 흥을 돋군다.

파도를 타듯이 음악을 타고,  음악을 타듯이 파도를 탄다.  

유람선은 대항항을 밀쳐내며 삼천포항으로 달리고. 발걸음은 1층의 무대로 향한다.

일행들과 함께 음률에 맞추어 서툰 몸짓을 한다. 어색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내면을 바라보며 용기 없어?

하고 자문을 해 본다.

 

 

음악과 파도와 몸이 일체가

되어 가는가 싶었는데,

이마에 땀이 맺히려 한다.

바람을 맞는다.

유람선을 스쳐가는 이름모를

작은 섬들이 춤을 춘듯 아름답다.

수평선 끝에서는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박수를 친다.

밖으로... 무대로 들락거리며

경관을 보고 무대 체험을 하고

상상을 한다.

 

남해의 산중턱에 해가 노닐며 은빛 물줄기로 파도를 가르면서 무대로 들어 온다.

파도와 무대가 뒤섞여 출렁거리고, 모두가 갈매기가 되어 날개 짓을 한다.

이것이 부끄럽고 챙피한 행동인가?

내지항으로 들어갈 때는 달려갔는데 나올 때는 날아왔는가?

똑같이 50분이 소요 되었음에도, 벌써 멀리서 삼천포항이 다가 온다.

삼천포항을 감싸고 있는 와룡산 봉우리가 살포시 품에 안기고,

우측으로 바다에 섬처럼 떠 있는 공원에서 나무 계단과 정자가 앉아서 유혹을 한다.

좌측으로는 삼천포대교가 박자를 맞춘다.

다시 와보고 싶은 삼천포항이다.

 

17시35분에 크루져호를 작별하고 주차장에 마련된 하산주자리와 마주한다.

개불, 불고기, 굴, 귤, 소주, 막걸리 그리고 떡국까지 말그대로 야외에서의 진수성찬이다.

군침이 돌고 젓가락이 손에 잡힌다. 잠시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오늘 참석은 안했지만 회장님의 배려이고, 산행도 못하고 뒤에 남아 묵묵히 봉사하는 님들의 덕분이다.

성원이 되어 판이 어우러지고, 소주와 막걸리로 서로 서로가 행복을 나누어 갖는다.

“금강산도 식후경” 배 부르면 만사 오케이. 차량 3대의 많은 인원들이 잡음 하나 없이 차에 오른다.

 

18:25분에 삼천포항을 출발한 버스는 올 때와는 다르게 곤양IC를 통과하여 간단다.

사천대교를 지나니 터널이 나온다. 지도에는 자혜터널로 표기되어 있다.

터널을 통과하면서 부터는 어둠이 짙게 내려 오늘 하루가 묻히어 가고 있다.

그러나 사량도 지리산은 가슴에 품어 지고,

남해, 사천, 통영,거제, 한산도, 외도, 거가대교, 부산가덕도를 비롯한 남해안의 지도가

가슴 한 곳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19:16분 섬진강휴게소에서 약 5분동안 주차한다.

순천회원님들의 차량 재배치가 이루어진 후 귀향지인 무선롯데마트에 도착(20:00)한다. 

오성회원님들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끝으로 거의 12시간 동안의 사량도지리산 산행여행은

막을 내리지만, 내 인생의 한 페이지에 책갈피로 끼워질 것이다.

 

     사량도!

   행정구역상 통영시 사량면이다.

   사량도는 섬의 형상이 긴뱀(長蛇) 형이라는 풍수지리설에 의해 붙여진 지명이기도 하고

   뱀이 많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긴뱀의 형상이라는 설이 더 설득력이 있고,

   사량면 홈페이지에도 그렇게 안내하고 있다.

 

   사량면은 9개의 유.무인도로 이루어졌는데, 유인도는 윗섬, 아랫섬, 수우도라고 한다.

   이 번에 산행한 사량도지리산의 산행지도를 펼쳐보면 당초 계획했던

   돈지-지리산-금평항 코스는 뱀이 머리를 길게 늘어뜨려 먹이를 찾아 접근하는 형상이고,

   실제 산행을 한 내지-지리산-대항항 코스는 뱀이 독사처럼 고개 치켜들고 공격하는

   형상으로 보여 진다.

 

   사량도지리산 코스를 산행할 때는 긴뱀의 등을 산행하는 기분을 즐겨 보아야 한다고 한다.

   산행을 하는 동안 내내 암봉과 암릉, 잠시 흙길을 만나기도 하지만

   뱀의 등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상상을 한다.

   처음에는 뱀이었을지도 모르나, 뱀이 이무기로 변해

   해무가 짙게 깔린 어느 날,    

   용이 되어 승천하려는 순간,

   갑자기 무지개가 피어나 멈추어 버린 상태가 아닐까?

   가마봉-연지봉-옥녀봉의 코스는 감탄! 그 자체였기에

   감히 “용의 능선”이라 불러 주고 싶은 것이다.

 

   

    너말이야 (남진)

   헤이 헤이 헤이 헤이 얼굴 좀 펴고 살아 봐

   조금만 생각을 바꿔 조금만 널린 게 행복이잖아

   헤이 헤이 헤이 헤이 성질만 조금 죽이면

   아이고 누구십니까 선생님 세상이 마중을 나와

 

   인생사 차 떼고 포 떼고 살아도

   나를 봐 항상 웃고 살잖아

   따뜻한 햇살만 비춰도 웃고 살잖아

   책대로 살아도 안 되는 건 안 되지

   손 털고 내려와 괜찮아 끌탕하지 마

 

   돈도 밥도 떡도 안 되는 걱정은 왜

   해썩소 한 번 휙 날리면 그만인 것을

   시시때때로 멍 때리는 너

   아아 아아 아 아 아 아아아아

   헤이 헤이 헤이 헤이 너 말이야

 

   돈도 밥도 떡도 안 되는 걱정은 왜 해

   썩소 한 번 휙 날리면 그만인 것을

   돈도 밥도 떡도 안 되는 걱정은 왜 해

   썩소 한 번 휙 날리면 그만인 것을

 

   인생사 차 떼고 포 떼고 살아도

   나를 봐 항상 웃고 살잖아

   따뜻한 햇살만 비춰도 웃고 살잖아

   책대로 살아도 안 되는 건 안 되지

   손 털고 내려와 괜찮아 끌탕하지 마

 

   돈도 밥도 떡도 안 되는 걱정은 왜 해

   썩소 한 번 휙 날리면 그만인 것을

   시시때때로 멍 때리는 너

   아아 아아 아 아 아 아아아아

   헤이 헤이 헤이 헤이 너 말이야

 

   헤이 헤이 헤이 헤이 너 말이야

 

 

 

 

출처 : 여순오성산악회
글쓴이 : 무사무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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