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무박종주(중산리-천왕봉-성삼재)
○ 일 시 : 2013. 9. 7(토) 00: 15~22:50(여천 자택 기준)
○ 거 리 : 33.4km(중산리-2.4km-로타리대피소-3.0km-천왕봉-1.7km-장터목대피소-3.4km-
세석대피소-6.3km-벽소령대피소-3.6km-연하천대피소-3.0km-토끼봉-7.9km-
노고단대피소-2.1km-성삼재주차장)
○ 소요시간 : 14시간20분(중산리탐방안내소 04:00-로타리대피소 05:16-천왕봉 06:38-장터목대피소 07:25
<아침 20분소요>-연하봉 08:06-세석대피소 09:02-선비샘 10:26<10분휴식>-벽소령대피소 11:19-
연하천대피소 12:48<점심20분>-토끼봉 14:32-화개재 14:56-노루목 15:48-임걸령 16:12-
노고단고개 17;21-노고단대피소 17:28-<목욕 20분>-성삼재주차장 18:18)
○ 산악회 회비 : 35,000원(여수순천광양엑스포산악회)
나이 들기 전에, 죽기 전에 지리산 무박종주를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올해 5월 17일 혼자서 지리산 무박종주 계획을 세워놓고 사전에 체력을 확인해 보고 싶어서
돌산종주를 시도하였다가 길을 두 번이나 잘못들어 결국 평사리로 하산였지만 그때는 몸 상태가 좋지않아
종주를 할 수 없는 상태이기도 했다. 등허리 부분에 두드러기 증상이 있으면서 통증이 심하고 피곤했지만
가벼이 여기고 돌산종주를 하려다가 실패한 것이다. 뒤에 알고보니 대상포진이라하여 치료를 받았었다.
그 후로는 지리산 무박종주를 포기하고 잊고 있었는데
'여수순천광양엑스포산악회"에서 지리산 무박종주 산행계획이 있었다.
중산리에서 성삼재까지 무박종주 산행에 자신은 없었지만 산행신청을 하였으며,
만약에 안되면 도중에 포기를 하더라도 꼭 도전해 보고 싶었다.
특히나 9월 8일, 일요일은 나에 생일이다.
지리산 무박종주를 완주하여 다시 태어나는 기분으로 생일을 맞이하고 싶었다.
내 마음을 아프게하고 흐트러지게 하는 생각들은 잊고, 좋은 기억은 새롭게 추억하며 감사한 마음을 가져 보고,
뇌의 건강을 위하여 머릿속의 무거운 생각들과 그로인한 온몸의 찌꺼기들을
지리산의 맑은 기운으로 조금이라도 정화하고 싶었다.
그런데 지리산 무박종주일을 앞두고 15호 태풍 콩레이에 이어
17호 태풍 도라지가 발생하여 소멸돠면서 9월 6일 금요일 내내 저녁까지 비가 내렸다.
그러나 금요일 오전 일기예보에 지리산은 9월 7일에는 비가 약하게 새벽 3시까지 내릴 것으로 예보되었다가
금요일 퇴근시에는 12시까지 내릴것으로 예보되어 산행이 취소될까봐 걱정을 하기도 했다.
오후 7시 퇴근하여 일찍 저녁을 먹고 2시간 정도 수면을 취하고
00:15분에 집을 나서는데 비는 내리고, 나 혼자 종주를 못하면 어떻게 될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화살촉이 활시위를 떠나 듯 나는 이미 지리산 무박종주 산행길에 들어선거나 다를 바 없었다.
이렇게 시작한 지리산 무박종주!
천왕봉에서 노고단 고개까지 25.5km를 가는 동안 오르고 내리기를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완만한 능선이나 흙길은 잠시잠깐뿐 무조건 오르고 내리고 불쑥불쑥 튀어 나온 돌을 피하고 힘들게 올라서기를
수없이 반복하며 걸었다. 나중에는 다리가 억지로 끌려지는 듯했다.
그러나 그 힘든 와중에도 지리산의 운해와 이름모를 수많은 꽃들을 보며 또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힘들게 걸었지만 마음으로 걸었다. 힘듬으로 기쁨으로 보람으로 꿈으로 희망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걸었다.
그리고 울퉁불퉁 튀어나온 돌길을 걸었지만 아름다운 수많은 꽃들! 바로 꽃길을 따라 걸었다.
몸은 가눌수 없이 지쳤지만 마음은 행복했다.
여천에서 00:35에 탑승한 차량은 순천과 광양읍, 중마동을 거쳐 중산리 대형차회차지에는 03:10경 도착했다.
비는 그치지 않아 일회용 비옷을 입고 중산리탐방안내소 입구에 03:20에 도착하여 04:00입산 허용시간까지 기다렸다.
중산리탐방안내소 낮에 본 전경
중산리탐방안내소를 03:56에 통과하여 야영장은 04:00도착. 이곳부터 천왕봉까지 5.4km이다
지난주에 촬영한 칼바위 04:17
망바위 04:49
로타리대피소 05:16
법계사 약수터 05:18
개선문 06:00
개선문을 올라서면 천왕봉이 보인다. 06:02
06:07
06:15
천왕샘 06:19
천왕봉 오르는 마지막 계단에서 06:33
천왕봉 오르는 마지막 계단에서 06:33
천왕봉 표지석 06:39
중산리에서 법계사를 지나 천왕봉을 오르는 것이 세 번째이다. 지난 두 번은 3시간 20분 정도 소요되었는데
오늘은 죽을 힘을 다해 걸어서 2시간 45분 걸렸다.
통천문을 지나 제석봉에서 장터목대피소를 향해 내려가는데 우측 정면으로 운해가 장관을 이루고 있기에
비가와서 베낭에 넣어 둔 카메라를 꺼내는 순간 짙은 안개가 밀려와 멋진 운해를 카메라 담을 수가 없었다. 07:12
그러나 산악회 일행이 나중에 오면서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다(카페에서 가져옴)
장터목대피소 07:25
취사장에서 김밥으로 아침 식사<약 20분 소요>, 대피소를 확장하는 공사 중 이었음.
장터목대피소 밖에 설치된 데크에서 본 경남 함양군 방면의 운해, 또 순간을 놓침
장터목대피소에서 아침을 김밥으로 먹고 출발하는데 땀이 식어 추웠고, 다른 사람들은 방수되는 등산복을 입었는데
나 혼자만이 일반 등산복을 입고 있어 챙피하기도 하고, 연하봉을 향해 오르는데 허벅지부분 아래로는 옷이 다 젖어서
허벅지 살갗이 얼음처럼 차가움을 느끼며 걷기도 했다.(당시 기온은 2도 정도)
연하봉 정상부근에서 본 운해에 감탄하여 허벅지의 시리움도 잊을 수 있었다.(08:03)
연하봉. 08:06
연하봉을 정상을 지나면 바로 이와 같은 거북위 바위가 있는데 가까이 다가 갈수록 거북이 형상이 사라진다. 08:06
갑작스럽게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꽃들...구절초 일까? 08:11
함양군 방면의 운해 08:17
08:48
촛대봉 08:48, 길 좌측으로 촛대봉 정상이 넓고 잘 가꾸어진 듯했다. 그러나 힘들어서 바로 지나갈 수밖에...
촛대봉을 넘어서니 다시 함양군방면의 운해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08:48
세석대피소를 향해 내려가면서 본 운해 08:56
안개에 쌓여버린 세석대피소, 세석평전의 세석철쭉은 지리산 10경중의 하나이다. 08:57
본 다른 일행이 찍은 세석대피소 전경(카페에서 퍼옴)
세석대피소 09:02
세석대피소에서바라본 운해(카페에서 가져옴)
큰바위 머리와 하얀부분의 작은 바위머리가 비슷한 느낌이 든다. 09:24
숲속의 내리막 길 나무계단의 운치와 우측으로 멀리 운해가 잘 어울렸는데 순간 안개가 밀려와 운해를 가렸다. 09:27
청초한 보라색꽃 투구꽃 이란다. 지리산 종주길에 줄지어 피어 있다. 09:33
지리산 남부 능선인 섬진강 방향의 운해 09:34
함양군 방향의 운해 09:49
섬진강 방향의 운해 10:02
선비샘 10:26
무릎이 아프고 발바닥은 불이 난 듯하여 발을 씻고 양말도 갈아 신고 스프레이 파스를 뿌렸다.<10분 소요>
섬진강 방향의 운해 10:57. 다리는 무겁고 아파도 마음은 행복헀다.
벽소령대피소, 이곳 벽소명월도 지리산 10경 중의 하나. 11:18
벽소령대피소
연하천대피소 12:48. <김밥 점심, 20분 소요>, 연하천대피소 도착 1km지점부터 길이 좋은 편이었다.
선비샘에서 양말을 갈아 신었으나 그래도 발바닥이 아파서 얇은 양말을 하나 더 신고 무릎에랑 스프레이 파스를 또 뿌렸다.
용담꽃, 투구꽃처럼 청초하여 마음을 사로잡는다. 14:22
연하천대피소를 바로 오르면 명선봉(1586.3m)으로 내리막 길이 가파르고 지루하도록 길게 느껴지는 구간이다.
토끼봉 해발 1,534m. 14:32, 토끼봉을 오르고 내려오는 길은 부드럽다.
화개재 해발 1,316m, 14:56.
성삼재부터 이곳 까지는 뱀사골로 산행한 경험이 있어 힘들어도 마음이 놓이고 종주를 완료한 기분이 들었다.
화개재 전경
삼도봉 1,499m. 15:29. 화개재에서 삼도봉을 오르는 길은 180m정도의 높이가 나무계단으로 만들어져 있다.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의 3개 도가 경계를 이루는 곳.
지리산 종주 능선에 삼도봉과 노루목의 중간지점인 이곳에 유일하게 묘가 있다.
올해 반야봉을 세 번이나 오르면서 만났던 노루목 15:48.
시간도 촉박하고 다리는 천근만근이라서 반야봉은 도저히 오를 수가 없었다. 첨부터 반야봉은 아예 생각지도 않았다.
임걸령 1,320m. 16:12
임걸령의 참샘, 식수보충
돼지령 1,390m. 16:23
돼지령에서 바라 본 피아골 계곡에서 피어난 구름꽃
지리산 종주 능선에 이렇게 빨간 열매를 맺는 보리수 나무를 두 번째 보았는데 아름답기도 하고 시간이 있어서 핸폰에 담았다.
노고단고개 17:21, 지리산종주를 완주한 느낌이 들었다.
노고단대피소 17:28. 대피소에서 노고단고개를 오르는 길은 통제되어 있었다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올라가 지리산 무박종주를 완주한 행사로 얼음처럼 차가운 물에서 목욕을 했다.
성삼재탐방안내소 도착 18:18
중산리에서 성삼재까지 33.4km를 아침.점심시간 40분, 선비샘에서 발씻고 양말갈아 신는데 10분,
목욕시간 20분 포함하여 지리산 무박종주를 6시간20분만에 완주하였다.
내게는 꿈만같고 전설같은 사실이 되었다.
행여 도중에 다리가 아파서 포기나 하지 않을까?
종주를 하면서도 내내 걱정을 하며 무릎에 신경쓰며 걸었고
행여나 남들에게 뒤쳐져서 따라가지도 못할까봐 또 걱정을 하고
발바닥은 불이 날지경이고 무릎도 아프고
허벅지 아래로는 감각이 없을 정도로 다리가 무거웠지만
다리가 무너지고 부서져서 쓰러질 때까지 끝까지 가보자는 오기로 걸었다.
이러한 오기는 나에게 자신감이고 기쁨이며 행복이기도 했다.
그리고 봉우리에 올라서면 아래가서 쉬어가자 하고
아래에서는 봉우리에 올라가서 쉬어가자 하면서 스스로를 달래가며 쉬임없이 걸었다.
그렇게 거북이 걸음처럼 꾸준히 걷다보니
지리산 무박종주를 목적하는 시간내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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